나비부인의 좋은 글

혼잣말 5

가을날의 오후무렵, 커피잔을 들고 배란다 밖을 바라 보는것은
참으로 평화롭고 낭만적이다.
파아란 하늘과 잔잔한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들…
오디오에서는 [Andante Cantabile] 선율이 조용히 흐르고있다.
새삼 혼자라는 사실이 호젓하고 행복하다.  

어린시절에 [안네의 일기] 를 읽으며 더운 눈물을 쏟아냈었다.  
책속의 주인공이 아닌것에 안도하고 감사하며, 자유와 조국이 있어서 다행이며, 가족과 함께하며 내일을 계획하고 도전해 갈수 있는 꿈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고마워 두손을 모았었다.

지금 이 평화는 지난날의 그런 심정을 기억나게 해준다 .

며칠전, 선장인 남편이 인천에 입항하여 잠시 집에 들렀었다.
대화역에 차를 운전해서 마중나갔다.
“우리 어디가서 점심식사하고 들어갈까”? 남편의 제안에
“좋읍니다” 하고 가을의 햇살을 받으며 교외로 달렸다
기분이 좋으니까 말을 건넸다 “지금부터 우리는 부부가 아닌 사이입니다” 그러므로 너무 허물없이 대하지않기를, 조금 어렵고 긴장되는 관계를 연출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싫지않다는듯 남편은 엷은 미소로 답한다.

조용하고 깨끗한 식당에서  정중한 써비스를 받으며 우아한 식사를 하는것은 기분좋은일이다.
삼,사십대 그 시절에는 얼마나 이런 시간을 그리워했던가!
여러이유로 해서 좀체로 가져볼수가 없었다. 경제적인 것도 있지만 바쁘고 쫒기는 생활이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것이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느껴볼 사이없이 훌쩍 지나가 버린 세월을 돌아보며 가끔 생각한다 내 젊음의 꽃밭에는 찬 비만 내렸었지!!  
책임을 진다는것, 마땅히 해야할것을 꼭 한다는것, 그러느라 정작 하고싶은 것은 다음으로 미루면서 여기까지 왔구나!

지금은 바쁠것은 없지만 열정이 식었을까? 여러일을 만들어서 하기보다는 조용하고 한가로이 편안하기를 원한다.  
음악은 여전히 흐르고 찻잔의 향기가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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